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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떠나는 선수들 ①] 그라운드 아닌 연구소에서 '스피드업'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이의리 등 젊은 주축 투수 5명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KIA는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 증가와 구위 향상을 기대한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도 2020년 이곳에 투수와 코치를 파견한 바 있다. 한화 이글스도 지난해 2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과 시설 견학에 나섰다.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는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훈련법을 익히기도 했다. 겨울에 그라운드나 실내 훈련장에서 땀 흘리는 게 아니라 미국에 있는 '연구소'로 단기 유학을 떠나는 게 트렌드가 된 것이다. '바이오메카닉 피칭 프로그램' 대유행 드라이브라인은 데이터 전문가였던 카일 바디가 2012년 설립한 야구 선수 육성 아카데미다. 바디는 1974년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운동생리학 박사 마이크 마셜이 주장한 바이오메카닉(생체역학) 피칭 이론에 심취했고, 작은 힘으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소까지 설립했다.바디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했다. 자신이 영향을 받았던 마샬, 배리 지토 등 수많은 빅리거 투수들의 트레이너였던 현 '예거 스포츠(팔 컨디셔닝·멘털 트레이닝 전문 센터)' 대표 앨런 예거, 그리고 전직 야구 선수이자 신체 운동학(kinesiology) 박사, 야구 이론서 타격에 관한 과학적 접근(The Scientific Approach to Hitting) 저자인 쿱 디렌 하와이 대학교 교수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한 것이다.이들은 145~150g인 야구공보다 더 무겁거나 가벼운 공을 던지며 신체 가동성을 확장하면, 구속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불어 적절한 투구 메커니즘과 충분한 회복이 이뤄진다면, 공을 더 많이 던질수록 팔이 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은 타고 나야 한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더 빠른 공을 원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 또한 생체역학 데이터를 투구에 접목하는 투구 개발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다. 클레이튼 커쇼·켄리 젠슨 등 성적이나 기량이 떨어진 MLB 정상급 투수들이 이 아카데미에서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 증가에 집중했던 초기와 달리 첨단 장비와 전문가를 동원해 선수의 신체 특성과 근육 활용을 분석하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타자 고객도 많아졌다. 현재 MLB 최고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도 피로도를 측정하는 데이터를 제공받았다.특히 이 시설이 독자 개발한 프로그램 '플라이오 케어 볼(plyo care ball)'은 선수·지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무게가 다른 공(Weighted Ball, 100~1500g)을 활용해 투구 메커니즘 개선과 근력 관리, 신체 혈류 공급까지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선수들과 함께 드라이브라인에서 연수를 받은 이동걸 KIA 코치는 "무작정 던지는 게 아니라,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자세가 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는 습관이 생긴다"라고 했다. 만점자 수강생 배출한 '야구 학원'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 선수 시절이었던 1992년, 전지훈련지였던 브래든턴(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한 연구소에서 바이오메카닉 데이터를 측정해 효과적으로 근육을 쓰는 법을 측정한 경험이 있다"라고 했다. 무려 32년 전이다. 생체역학 데이터를 운동에 접목하는 시도와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시설은 이전부터 있었다. 드라이브라인도 설립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몇 년 전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시설이 국내 야구단과 선수들이 시선을 바다 건너에 있는 아카데미에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한화 단장을 역임한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신 트렌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도태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선수와 프런트 모두에게 생긴 것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위기감으로 인해 야구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을 면밀히 보게 되고, 호기심이 생기거나 이득을 경험할 수 있는 지점이 있으면 (직접) 확인하려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동현 전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결국 투수들이 원하고, 코칭스태프가 눈여겨보는 건 빠른 구속이다. 예전에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배워와서 구속이 7㎞/h 정도 오른 동료가 있었다. 효과를 옆에서 확인한 다른 선수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최근 몇몇 MLB 구단은 소속 선수의 드라이브라인행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플라이오 케어 볼 훈련법이 구속 상승에 포커스를 맞춘 뒤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아카데미를 찾는 선수들이 많아진 건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A구단 1군 투수코치는 2020년 NL 사이영상 수상 투수 트레버 바우어가 드라이브라인 모션 분석을 통해 최적의 팔 각도를 찾아 스위퍼를 장착한 사례를 언급하며 "결국 드라이브라인도 수많은 학원 중 하나다. 수강생 중 만점자가 나와서 소문이 나고, 그 효과가 더 부각된 케이스 같다. 이전에 비해 세부적인 매뉴얼을 갖춘 것 같지만, 큰 틀에선 새로운 게 없다"라고 했다.지난해 MLB와 KBO리그 모두 스위퍼가 위력을 발휘하자 꺾이는 각이 더 큰 변화구를 구사하려는 투수들이 많아졌다. 드라이브라인은 구속 향상뿐 아니라 더 큰 무브먼트를 위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더 나은 공을 던지려는 선수들의 욕구가 그라운드를 뛰어넘어 연구소로 향하고 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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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시상식] '160㎞' 루키, 국대 에이스까지…문동주, 신인왕으로 화룡점정

한화 이글스 문동주(19)가 신인왕의 영광을 안았다. 17년 만에 이를 마주한 한화 팬들을 향해 "이 영광을 전하겠다"고 했다.문동주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난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2년 차인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올 시즌 신인 자격을 보유한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한국야구기자회 및 지역지 담당 기자들의 사전 투표 결과 문동주는 총 11표 중 85표(득표율 76.6%)를 얻고 신인왕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지난 4월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 직구 최고 160.1㎞/h를 기록, KBO리그 역대 최초로 160㎞/h를 넘긴 국내 투수(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이름을 남겼다.시상대에 오른 문동주는 "이 자리에 서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건 트로피가 많이 무겁다는 점"이라며 "이 트로피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트로피가 무겁다는 농담과 함께 신인왕 출신이라는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문동주다운 풋풋한 각오였다. 문동주는 "최원호 한화 감독님, 최승민·이동걸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님, 호세 로사도 전 투수 코치님께도 감사 인사 드린다"며 "전력분석 및 트레이닝 파트에서 올 시즌 신경을 많이 써주셨기에 이렇게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이 류현진 선배님 이후 (한화 선수로는) 17년 만에 받은 것이라고 안다. 이 영광을 팬 분들께 전한다. 감사드린다"고 공을 돌렸다.이제 문동주의 다짐은 신인이 아닌 에이스의 것으로 바뀐다. 문동주는 "내년에는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소공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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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투수진 버팀목 서재응 코치와 결별한 이유

KIA 타이거즈는 지난 26일 투수 코치진에 변화를 줬다. 서재응 1군 메인 코치, 곽정철 불펜 코치와 재계약하지 않고 외부에서 정재훈, 이동걸 코치를 영입했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MLB) 뛰었던 서재응 코치는 2007년 12월 KIA에 입단해 2016시즌까지 활약했다. 잠시 방송사 해설위원 활동을 했던 그는 2018시즌부터 투수 코치로 다시 KIA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까지 후배들을 지도했다. 서재응 코치는 투수들에게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특히 이의리·정해영·최지민 등 1~4년 차 젊은 투수들에게 그랬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2023시즌을 앞두고 "2군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은 서재응 코치님이 다시 1군으로 돌아오셨다. 내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할 만큼 믿음과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선수들에게도 서재응 코치의 해임은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선배처럼 또는 형처럼 잘 이끌어 주셨던 나이스 가이 서재응 코치님. 너무 감사했고,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KIA는 2023 정규시즌 73승 2무 69패로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야수진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전력이 약해졌다. KIA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 기록인 4.13이었다. 3.81을 기록한 불펜진은 2위. 나쁜 성적으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KIA 프런트는 고심 끝에 변화를 선택했다. 팬들의 비난과 내부 동요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팀 성적) 책임론 연장선에서 내린 결정은 아니다. 서 코치가 그동안 정말 잘해줬고, 부족함도 없었다. 하지만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라고 했다. 이어 "나도 (코치에서) 해임된 경험이 많아서, 서재응 코치에게 말을 꺼내는 게 정말 어려웠다. 나름의 방법으로 예우하려고 했다. 나도 마음이 안 좋다"라고 했다. 심재학 단장은 말을 아꼈지만, 내부적으로는 투수진 전력 강화와 경기 운영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재훈·이동걸 코치를 영입했다. 심재학 단장은 새로 합류한 두 코치를 두고 "공부하는 지도자들"이라고 표현했다. 정재훈 코치는 야구 관련 외부 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자리에 있어 주목하게 됐다고 한다. 그와 대화를 나눠보며, 야구를 깊게 탐구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고. 이동걸 코치에 대해서도 "야구인 사이에서 코칭 노하우를 드릴(drill·반복적으로 시행하는 훈련)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여러 지도자들 앞에서 자신 있게 드릴을 어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코치는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2021년, 강한 불펜을 만드는 데 기여하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코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동걸 코치는 한화 이글스 전력분석원과 코치를 역임하며 장시환·장민재 등 소속 투수들이 가장 적합한 공 배합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왔다. 새로 합류한 코치들에게 서재응 코치의 그림자는 커보인다. 정재훈·이동걸 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KIA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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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돌입...윤영철 합류·조대현은 관리

2023 KBO리그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친 KIA 타이거즈가 마무리 캠프에 돌입한다. KIA 구단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달 1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라고 전했다. ‘4일 훈련, 1일 휴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마무리 훈련에는 2024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 선수 5명을 포함해 28명이 참가해 체력 및 기술 훈련을 소화한다.신인왕 후보 윤영철 참가가 눈길을 끈다. 윤영철은 올 시즌 등판한 25경기에서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총 12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그동안 '기교파 좌완' 기대주들이 기대보다 저조한 데뷔 시즌 성적을 남겼다면, 윤영철은 2년 차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함께 신인왕 후보가 됐다. 고교 시절 대비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팀 관리 아래 회복 훈련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외야 주전급 이창진과 이우성도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안방 기대주로 떠오른 신범수와 한준수, 그리고 부상으로 조기 시즌 이탈한 한승택도 포함됐다. 한편 지난 9월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우완 투수 조대현은 명단에서 빠졌다. A급 유망주들은 고교 3학년 시절 많은 공을 던진다. 구단도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운영철도 마무리 캠프 대신 광주에서 보강 훈련을 하는 주전급 선수들과 호흡한 바 있다. 신인 선수 중에는 투수 강동훈·김민재·최지웅, 포수 이상준, 내야수 김두현이 참가한다. 한편 APBC 참가 선수는 26일부터 광주에서 훈련한 뒤 소집일에 맞추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 영입 발표가 공식화된 정재훈 신임 메인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도 합류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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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KIA 마운드 개편, 서재응 투수 코치와 결별 선택...정재훈·이동걸 영입

서재응 투수 코치가 13시즌 입었던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는다. KIA 구단은 26일 "정재훈·이동걸 코치를 영입했다"라며 "2018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정재훈 코치는 올 시즌까지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를 맡았다. 이동걸 코치는 2021년부터 한화 이글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투수 코치와 피칭 퍼포먼스 코치를 역임했다"라고 전했다. 정재훈 코치가 1군 메인 투수 코치, 이동걸 코치가 불펜 코치를 담당한다. KIA는 이 소식과 함께 서재응, 곽정철 코치와의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했다. 두 코치 모두 선수 시절 KIA 대표 투수였고, 오랜 시간 지도자로 타이거즈맨의 길을 걸었다. 메이저리거 출신 서재응 코치는 2008~2015시즌 선수로 뛰었고, 잠시 해설위원으로 외부 활동을 했다가 2018시즌부터 KIA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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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감독 경질 한화, 최원호 감독 체제 코치진 변경·구성 완료

카를로스 카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을 새롭게 선임한 한화 이글스가 1군 코치진을 일부 변경했다. 수베로 감독이 시즌 도중 떠나면서,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와 대럴 케네디 작전·주루코치도 함께 팀을 떠났다. 이로써 한화 1군에 외국인 코치는 한 명도 없다. 1군 수석코치는 변합 없이 이대진 코치가 맡는다. 박승민 불펜 코치가 투수 코치로, 이동걸 피칭퍼포먼스코치가 불펜 코치로 승격했다. 최원호 감독과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수 육성을 한 정현석 코치가 1군 타격 코치, 고동진 코치가 1군 작전·주루코치로 올라왔다. 대신 박윤 타격 코치는 퓨처스로 내려갔다.김성갑 잔류군 총괄 코치가 최원호 감독으로 바통을 넘겨 받아 퓨처스 감독을 맡는다. 남원호 퓨처스 내야 수비 코치는 주루 코치를 겸직한다.최원호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한화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맞붙는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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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h’ 던지고 ‘디디 경’ 잡아냈지만…“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문동주

구속 페이스가 독보적이다. 그런데도 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했다.한화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치러 4-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했던 문동주는 1과 3분의 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네덜란드는 야구가 대중화된 국가는 아니지만, 국제대회 야구 강국 중 하나로 통한다. 네덜란드령으로 남아있는 퀴라소 출신 야구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통산 1410안타 156홈런을 기록하고 올스타에도 4회 선발된 잰더 보가츠, 통산 391세이브의 켄리 젠슨 등 아직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 중인 메이저리거들이 이번 대회에도 참가한다.물론 한화가 네덜란드 빅리거 올스타와 만난 건 아니다. 보가츠, 젠슨 등은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 일정을 소화하다 중도에야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신 전 빅리거인 디디 그레고리우스, 일본 프로야구(NPB)의 전설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대표팀에 참가해 한화전에서도 타석에 들어섰다.그레고리우스는 통산 134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과거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베테랑이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이력 덕분에 기사 작위를 받으면서 실제 공식 호칭도 디디 경(sir. Didi)이다. 발렌틴은 단일 시즌 60홈런으로 NPB 신기록을 세웠고, 통산 홈런도 301홈런에 이르는 일본프로야구의 '역대급' 외국인 타자였다.문동주는 그런 이들을 상대로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1과 3분의 2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와 2회 세 타자씩 총 여섯 타자를 상대하면서 33구를 던졌다.안타는 맞지 않았지만, 베테랑 외국인 타자들은 역시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이날 1회 맞대결을 펼친 그레고리우스는 문동주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10구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발렌틴은 볼넷을 골라내고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래도 위기는 없었고, 문동주는 자신 있는 투구를 펼친 끝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냈다. 문동주는 경기 후 구단 인터뷰에서 그레고리우스 상대 소감을 묻자 “공을 던지면서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붙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안타 하나 맞는 건 지금 시점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상대가 누구든 자신을 믿고 던진 게 통한 셈이다.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던 문동주는 이날 경기에서 벌써 최고 시속 156㎞를 기록했다. 이미 고교 시절 기록한 구속이지만, 의미가 크다. 문동주는 지난해에도 3월 최고 시속 155㎞를 기록했고, 시즌 중 최고 시속 157㎞를 기록했다. 그러나 3월 내복사근 미세 파열로 페이스가 늦어졌고, 재활에 집중했으나 1군 콜업 후인 6월 13일 견갑하근 부분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았다. 결국 다시 재활에 들어갔고 9월에야 올라올 수 있었다.완벽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정규시즌 끌어올린 구속이 시속 157㎞였던 문동주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도 구속 페이스가 괜찮고, 시즌 중 최고 구속에도 근접했다. 그런데도 그는 “몸 상태가 잘 올라오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 완벽하진 않다. 그래도 잘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도 준비해야할 점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페이스가 더 올라올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대로면 지난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기록한 시속 159㎞ 이상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물론 문동주는 구속 숫자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수 차례 밝혔다. 신인왕 자격이 남아있어 1년 후배인 김서현과 함께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신인왕 역시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했다. 말 대신 숫자로, 투구로 문동주는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무시무시한 페이스지만, 한화는 문동주를 무리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이동걸 피칭퍼포먼스 코치는 본지와 통화에서 문동주가 올 시즌 100이닝에서 110이닝 정도를 소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난해 투구 이닝이 적은 만큼 규정 이닝을 채우기보다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이다.이닝이 적어도 현재의 구위라면 기대하기 충분하다. 안우진의 각성도 2021년 107과 3분의 2이닝을 투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에이스' 후보 문동주의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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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캠프 중 美 첨단 아카데미 '드라이브라인' 견학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한화 이글스가 현지의 첨단 육성시설인 드라이브라인을 견학했다.한화는 14일(현지시간) 투수조 전원이 미국의 야구 아카데미 '드라이브라인'의 애리조나 지점을 견학했다고 소개했다. 이날은 선수들뿐 아니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 박승민 불펜 코치, 이동걸 피칭퍼포먼스 코치, 김정민 배터리 코치 등 코칭스태프도 동행했다.이번 견학은 로사도 코치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드라이브라인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로사도 코치는 최근 잭 그레인키가 한화이글스의 훈련지 벨뱅크파크를 방문했을 당시 그의 훈련을 돕던 드라이브라인 관계자를 만나 견학 일정을 잡았다. 한화는 최근 수 년 동안 첨단 기기 사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 드라이브라인의 플라이오케어(다양한 무게의 고무공을 활용해 투구 매커니즘을 개선하는 프로그램) 훈련법은 이미 한화 투수들 모두 가까이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 투수들이 경기 전후 루틴으로 플라이오케어를 활용하고 있다.이날 투수들은 드라이브라인 관계자로부터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궁금증도 해소했다. 시설을 사용 중이던 현지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베테랑 장민재는 "드라이브라인의 훈련 프로그램은 2년 동안 사용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견학이었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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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왕국’도 포기한 방출생까지...한화의 빠른 공 수집은 현재진행형

에이스 영입은 없다. 하지만 원석들이 한화 이글스로 차근차근 모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일 불펜 투수 류원석(33)의 영입을 발표했다. 류원석은 지난 2013년 대졸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10년 동안 뛰었다. 커리어 통틀어 '대형 선수'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1군 데뷔도 2019년으로 늦었고, 통산 성적이 12경기 1패 평균자책점 7.71에 불과했다. 여러 필승조 투수들을 길러냈고,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던 '투수 왕국' LG도 그의 잠재력을 끝내 터뜨리지 못했다. 한화가 류원석을 영입한 이유는 딱 하나, 구속 때문이다. 류원석은 지난해 직구 평균 시속 150.6㎞(스포츠투아이 기준)로 리그 4위, 팀 내 2위를 기록했던 파이어볼러다. 한화는 유독 빠른 공 투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김종수, 주현상 등 직구 최고 시속 140㎞ 중반부터 시속 150㎞ 이상까지 기록했던 투수들이 대거 기용됐다. 시즌,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구속 상승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신예 남지민이 직구 평균 시속 145.7㎞로 지난해(141.8㎞)보다 4㎞ 이상 늘었다. 베테랑 장시환도 평균 시속 146㎞를 기록, 지난해보다 3㎞ 이상 느는 등 조금씩 성과가 보인다. 팀 밖에서는 트레이드로 자원 수급에 나섰다. 올해 KT 위즈에서 류희운을, KIA 타이거즈에서 한승혁과 장지수를 영입했다. 세 선수 모두 즉시 전력과 거리가 있으나, 구속만은 확실하다. 최하위로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한화는 1번 픽도 강속구 유망주에만 행사하고 있다. 올해 팀 내 평균 구속 1위(시속 150.9㎞)를 기록한 문동주가 있고 내년에는 김서현까지 합류한다. 역시 전체 1번을 행사하는 내년에도 마산 용마고 장현석 등 강속구 투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손혁 단장 부임 후 피칭 퍼포먼스 코치로 보직을 옮긴 이동걸 한화 코치는 지난 2년간 투수진 육성에 힘을 보탠 이들 중 한 명이다. 전력분석원을 경험하면서 데이터에 밝고, 이를 현장에 접목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이 코치는 “결국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가 판단해서 치는 게 야구의 기본”이라며 “공이 빠르다는 건 타자가 투수를 상대할 때 그만큼 히팅 포인트를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다. 히팅 포인트를 앞당기게 된다면 투수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강속구 투수를 수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걸 코치는 류원석이 한화에서 장점을 살려보길 기대했다. 빠른 구속을 가졌음에도 류원석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7경기 4이닝을 소화했는데데 볼넷 8개, 몸에 맞는 공 3개를 기록했다. 이 코치는 “시속 150㎞를 넘기는 건 탁월한 장점”이라며 “LG에서 만개하지 못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 팀에서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사람들과 호흡하는 건 단점이 아닌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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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뽑은 한화 외국인 원투 펀치, 대박 냄새 나네

울며 겨자 먹기로 영입한 줄 알았던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6월과 7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예프리 라미레즈(29), 펠릭스 페냐(32)와 계약했다. 당시 한화의 움직임은 다른 팀보다 한발 빨랐다.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이 부상 탓에 자리를 비워 선발진 공백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7월 중순 이후까지 기다리면 좋은 선수들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팀 사정상 더 기다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선발 경험'만 보고 서둘러 뽑은 라미레즈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1.39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7월 등판한 4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월간 평균자책점이 0.72(1위)에 달한다. 라미레즈보다 뒤늦게 합류한 페냐는 이닝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달 30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6이닝도 처음 채웠다. 평균자책점은 4.18로 아직 높지만, 구위가 뛰어나 9이닝당 탈삼진이 9.51개에 달한다. 라미레즈의 성공 요인은 다양한 구종과 코스 활용에 있다. 이동걸 한화 투수 코치는 “라미레즈는 투구 템포가 빠르고,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 승부를 한다. 인사이드에 변화구도 던질 줄 안다"며 "제구가 완벽하진 않지만, 투구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형성된다. 우타자 몸쪽에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지고, 바깥쪽으로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활용할 줄 안다. 네 가지 구종을 한 코스, 한 로케이션에 집중하지 않는다. 여러 코스로 던질 줄 알아서 타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워한다”고 설명했다. 페냐는 KBO리그 적응에 성공하고 있다. 이동걸 코치는 페냐에 대해 “투심 패스트볼의 힘이 좋다. 또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탈삼진으로 연결됐다. 30일 호투도 체인지업 비중을 높인 결과"라며 "시즌 중 이적과 시차 적응 문제로 스태미나가 늦게 올라왔지만, 이제 100구 소화가 가능하다. 투구 리듬도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외국인 선수들이 선발진의 축을 잡아주니 마운드 전체가 동반 성장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부담을 덜고, 불펜에 가는 부하가 줄면서 루틴대로 던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는 월간 선발 평균자책점 3.00(2위)으로 7월을 마무리했다. 차승윤 기자 2022.08.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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